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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광남일보] 심영의, <5·18, 그리고 아포리아>

by 푸른사상 2022. 7. 5.

 

5·18문학 텍스트 고찰…韓소설사 속 ‘광주’ 분석
본보 신춘문예 평론 출신 심영의 비평집 펴내
임철우 단편 ‘봄날’ 등 5월 다룬 40여 편 조망

오월 광주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을 재현하는 5·18문학의 담론 형성부터 전개 과정을 섬세하게 다룬문학비평서가 나왔다.

문학이 역사적 기억을 문화적으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그 시대를 경험하지 않았던 후속세대에게 5·18의 진실을 전달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매체라는 관점에서 5·18문학 텍스트를 심도 있게 고찰, 광주라는 공간이 한국 소설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분석하고 5월 문학이 취해야 할 태도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심영의씨의 평론집 ‘5·18, 그리고 아포리아’(푸른사상 刊)가 그것.

이 평론집은 광주의 비극을 서사화한 소설 텍스트를 통해 ‘상흔과 치유를 위한 연대’, ‘기억과 항쟁 주체의 문제’, 그리고 ‘애도와 재현, 그리고 미학’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눠 40여 편에 이르는 5월 문학 작품을 분석, 소개하고 있다.

초기의 임철우의 단편 ‘봄날’(1984)을 비롯해 윤정모의 단편 ‘밤길’(1985), 정찬의 중편 ‘슬픔의 노래’(1995) 등으로부터 박솔뫼의 단편소설 ‘그럼 무얼 부르지’(2014)와 한강의 장편 ‘소년이 온다’(2014) 등을 다루고 있다.

또 부마항쟁을 다룬 정광민의 장편 ‘부마항쟁 그 후’(2016) 외에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현기영의 중편소설 ‘순이삼촌’(1978) 등도 소개한다.

저자는 5·18의 성격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담론이 크게 희생 담론(국가의 무차별적인 학살과 일방적 죽음의 부각)에서 항쟁 담론(시민이 주체가 된 항거. 폭도에서 민주항쟁의 주체)으로의 변화를 보이면서 전개돼 왔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문학 역시 광주에서의 비극에 대한 진실 규명과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나아가 가해자의 트라우마를 포함한 애도의 (불)가능성, 그리고 항쟁 주체의 문제 들을 끈질기게 탐문해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평론집을 통해 국가 폭력에 의한 비극의 진실을 규명하고, 살아남은 사람의 죄의식과 항쟁 주체들의 문제를 성찰함으로써 다시는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머리글을 통해 “제목을 ‘5·18, 그리고 아포리아’로 정한 까닭은 5·18을 앞으로도 탐구가 필요한 난제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글을 관통하는 주제는 트라우마라 할 것이다. 그날에 희생된 이들과 가족들, 살아남은 이들의 무의식에 각인된 상흔은 물론이고 가해자의 일원이었던 이들의 죄의식도 제 글의 관심인 까닭”이라면서 “이 평론집이 5·18문학 담론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성찰하면서 이후의 5월 문학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한 작은 길잡이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준태 시인(前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저자가 디수의 민중들에 의해 역사가 발전하듯이 문학도 역사적 파토스와 요구에 의해서 발전한다는 것을 조용히 그리고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을 잃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소설가들이 지나치게 미세담론에 빠져있다는 것을 경계한다”면서 “5·18문학의 진정성 및 본질과 실체, 현재 과거 미래가 보인다는 것을 지적한다”고 평했다.

저자인 심영의씨는 광주 출생으로 1980년 5월 대낮의 거리에서 계엄군에게 체포돼 108일 동안 구금되는 곤욕을 치렀다. 1994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와 1995년 전태일문학상을 통해 소설로, 2020년 광남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전남대에서 ‘5·18민중항쟁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설집으로 ‘그 희미한 시간 너머로’, 장편소설 ‘사랑의 흔적’·‘오늘의 기분’, 비평·연구서로 ‘5·18과 기억 그리고 소설’·‘현대문학의 이해’·‘작가의 내면, 작품의 틈새’·‘텍스트의 안과 밖’·‘5·18과 문학적 파편들’·‘소설에 대하여’·‘한국문학과 그 주체’, 문학평론집으로 ‘소설적 상상력과 젠더 정치학’ 등을 펴냈다. 2006년 5·18문학상(단편소설), 2020년 제1회 부마민주문학상 우수상(단편소설) 등을 받았으며, 2014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장편소설), 2019년 서울문화재단 예술가지원사업(문학평론)에 선정됐다. 조선대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전남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광남일보, "5·18문학 텍스트 고찰…韓소설사 속 ‘광주’ 분석", 고선주 기자, 2022.7.4

링크 : http://gwangnam.co.kr/article.php?aid=1656923460421048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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