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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간행도서

정세훈 산문집, <내 모든 아픈 이웃들>

by 푸른사상 2021. 11. 2.

 

분류--문학(산문)

 

내 모든 아픈 이웃들

 

정세훈 지음|푸른사상 산문선 41|147×217×15 mm|248쪽

16,500원|ISBN 979-11-308-1830-6 03810 | 2021.10.29

 

 

■ 도서 소개

 

모든 아픈 이웃들을 끌어안는 진정한 연대 의식

 

노동 문단을 이끌고 있는 정세훈 시인의 산문집 『내 모든 아픈 이웃들』이 <푸른사상 산문선 41>로 출간되었다. 부조리와 모순으로 뒤덮인 자본주의 사회에 맞서온 저자는 시대와 역사의식을 견지한 채 이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친다. 모든 아픈 이웃들을 끌어안고 연대해 우리 시대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인간 가치를 보여준다.

 

 

■ 작가 소개

 

정세훈

1955년 충남 홍성 출생. 17세 때부터 20여 년간 소규모 공장을 전전하며 노동자 생활을 하던 중 1989년 『노동해방문학』과 1990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집 『손 하나로 아름다운 당신』 『맑은 하늘을 보면』 『저 별을 버리지 말아야지』 『끝내 술잔을 비우지 못하였습니다』 『그 옛날 별들이 생각났다』 『나는 죽어 저 하늘에 뿌려지지 말아라』 『부평4공단 여공』 『몸의 중심』 『동면』 『당신은 내 시가 되어』 등과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동시집 『공단마을 아이들』 『살고 싶은 우리 집』, 장편동화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송사리 큰눈이』, 그림동화 『훈이와 아기제비들』, 산문집 『소나기를 머금은 풀꽃향기』 『파지에 시를 쓰다』 등을 펴냈다. 제32회 기독교문화대상, 제1회 충청남도 올해의 예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인천작가회의 자문위원, 위기청소년의좋은친구어게인 이사, 인천시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노동문학관 관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시인의 공감과 신념

주벽의 시인들을 비판한다 / 화장기 없는 청명한 시 / 소통을 찾아 나선 시의 여정 / 비로소, ‘내가 그리운 사람’이 된 현관

 

제2부 예술이 미혹에 빠지게 할 때

노동의 참된 얼과 가치, 노동문학관 건립 / 노동과 민주의 문화도시, 인천 / 미당문학상 절대로 존재해선 안 된다 / 블랙리스트와 친일 청산 / 이제, 친일을 청산하자 / 불의한 권력의 예술 검열을 청산하라

 

제3부 밥 먹는 법

고혈이 서린 거대한 노동현장 / 건강하고 정직한 밥을 위한 투쟁 / 연(蓮), 지극히 인본적이고 민중적인 삶을 발굴하다 / 세월호여! 너를 그만 잊자 하는구나 / 이 새로운 삼월에 / 푸른 하늘 / 너 죽고 내 눈 뜬들 무슨 소용 있느냐 / 겨울은 결코 여름보다 춥지 않다 / 반벙어리 린네 / 마음의 절름발이 / 눈꽃 다발 빙판 사이 / 지하철의 아이 / 춘하추동

 

제4부 여리디여린 새 움들

기러기처럼 / 아련한 민주화 / 후보자 공천 / 권 씨의 자살 / 일할 맛 / 불발 쿠데타 / 생매장 / 미친놈과 미친 사람들 / 복순 씨의 꿈 / 왜? 무엇 때문에? 어째서? 이 글을 써야만 하는가? / 기교와 미학을 초월, 진실한 길로 나아가고 있는 작품 / 고도로 응축되었으며 시적 압축성이 뛰어난 노동시 / 탁월하게 빚은 노동운동의 지침서 / 팔푼이 그녀 / 아버지의 때 / 아기 송사리와 가랑잎 / 사마귀의 사랑 / 화석정 고목

 

 

■ 작가의 말 중에서

 

1985년 여름, 공장에서 주야간 교대 노동을 할 때다.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 통신 강의록으로 고등학교 과정의 독학을 시작했다. 당시 함께 시작한 시 짓기와 글짓기가 어언 36년이 되었고, 소위 문단에 얼굴을 내민 지도 햇수로 33년이 되었다. 그동안 다수의 시집과 동시집, 동화집, 그림책 동화, 시화집, 산문집 등을 펴냈다. 시 짓기와 글짓기를 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을 담은 글들을 모았다. 이 글들은 앞으로도 나의 시 짓기와 글짓기의 나침판이 되어줄 것이다.

 

 

■ 추천의 글

 

정세훈 시인이 산문집 『내 모든 아픈 이웃들』에서 추구하는 자세는 ‘삶꾼’이다. 사회의식과 역사의식을 견지한 채 삶의 진정성을 끊임없이 실천해오고 있는 것이다. 부패한 정치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항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직업병 피해자들의 처지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투쟁하는 것이 그 모습이다. 친일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의 폐지를 외치고, 예술 작품을 검열하고 탄압하는 국가권력을 비판하고, 자본과 권력의 결탁으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부조리하고 모순된 기득권 세력에 침묵하지 않고 맞서온 정세훈 시인은 2020년 7월 25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금남로 63번길에 코로나19의 난관을 뚫고 노동문학관을 건립했다. 인당수로 가는 딸의 치맛자락을 잡고 “너 죽고 내 눈 뜬들 무슨 소용 있느냐”라고 울부짖는 심청이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며 시를 써온 정신을 구체화한 것이다. 아픈 사람들을 품는 둥지 같은 노동문학관이 되겠다고 삶꾼은 『내 모든 아픈 이웃들』에서 약속하고 있다. 노동운동의 역할을 신나게 하는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응원과 참여가 필요하다.

─ 맹문재(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

 

 

■ 출판사 리뷰

 

노동자로서, 시인으로서, 노동문학관 관장으로서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에 맞서며 노동과 삶의 바람직한 가치를 문학적으로 꾸준히 형상화해온 정세훈 시인의 산문집이다. 어린 시절부터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야 했던 그는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체험을 바탕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직업병을 앓는 노동자들의 힘든 삶과 현실을 직시한다. 이러한 시대 인식과 신념을 담은 글들이 이 산문집에 실렸다.

노동문학은 열악한 노동현장의 문제점과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 자본주의의 각종 병폐들을 비판, 지적해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에 바람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가운데서 정세훈 시인은 문학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고 한국 사회가 내몰아버린 노동자들의 처지와 노동 현실에 맞서 치열하게 사유하고 대항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회 곳곳의 모든 아픈 이웃들을 끌어안아 연대함으로써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나아가 자본과 권력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치 부패와 경제적 불평등의 민낯을 파헤친다. 친일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의 폐지를 촉구하고, ‘블랙리스트 사태’로 불거졌던 예술 작품을 검열하고 탄압하는 일을 청산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가 사명감을 갖고 오랫동안 추진해온 노동문학관이 개관하기까지의 고군분투 또한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작품 속으로

 

카프 이후 노동문학 진영의 문인들은 노동자들의 노동과 삶이 내포하고 있는 바람직한 가치를 문학적으로 꾸준히 형상화해왔다. 이를 통해 열악한 노동 현장의 문제점과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 자본주의의 각종 병폐들을 비판 지적, 투쟁했다. 아울러 노동운동과 더 나아가 민주 민중 등 사회운동의 선봉 역할로 한국 사회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이렇듯 노동문학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에 바람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안타깝게도 일제 강점 시기 카프(KAPF)와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 노동문학 관련 소중한 자료들이 손실되고 있다. 그 자료들이 더 이상 흩어져선 안 되겠다. 늦은 감이 있지만 더 이상 손실되지 않도록 그 자료들을 한곳으로 모아 잘 보관해야겠다. 더 나아가 노동문학을 조명하고, 노동문학이 향후 유구토록 우리 한국 사회의 올바른 길잡이가 되도록 노동문학관을 건립하기에 이르렀다. (61~62쪽)

 

친일문학과 친일 문인은 적폐의 시발점의 한 축이 되었으며, 적폐의 온상이 되어왔다. 적폐의 온상, 친일문학과 친일 문인을 단죄해야 한국문학과 한국 사회, 한국 역사가 바로 선다. 문인의 문혼이 타락의 지점에 이르면 그는 이미 문인이 아니다. 시와 소설을 쓰는 인간이 아니라 시와 소설을 제조하는 제조기에 불과한 것이다. 일제를 찬양한 서정주와 김동인을 비롯한 친일문인들이 이 범주에 든다. 기계에 의해 제조된 시와 소설이 버젓이 시와 소설의 행세를 하며 미혹에 빠지게 할 때, 그 사회가 얼마나 혼돈에 빠져가는지를 친일문인을 추앙하고 있는 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는 한국 문단의 현실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친일 문인의 추종 세력들에게 친일 문인의 매국적 친일 행적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서정주와 김동인 등 친일 문인을 기리는 친일 문인 기념문학상 심사와 수상 대열에 합류한 이들은 친일 문인의 문학의 뛰어남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단 권력의 달콤한 맛에 길들여지면서 내세운 자기합리화다. 따라서 역사는 적폐에 편승하여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이들 또한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108~109쪽)

 

새로운 총선이 끝났지만 무언가 개운치가 않은 내 가슴에 지하철의 장애인 가족과 아이의 해맑은 눈망울이 자꾸만 뭉클뭉클 안겨온다. 앞으로 내 삶은 어떠한 삶을 살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하철의 아이만큼만 되어라. 내 모든 쓸쓸하고 아픈 이웃들 앞에. 그리하여 부디 내 삶만의 혁명이 아닌 내 이웃들 삶의 혁명을 이루기를.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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