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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경북일보] 박인환 <선시집> 영역본

by 푸른사상 2021. 10. 26.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 ‘선시집’ 영역본 출간

한국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한 박인환 시인의 첫 시집이자 생전에 발간된 유일한 시집인 박인환 ‘선시집’(푸른생각)이 영역본으로 출간됐다.

해방기의 정치적 혼란과 한국전쟁을 겪은 조국의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면서 당대 현실을 예리하게 그려낸 박인환의 시를 영어로 옮김으로써, 깊은 그의 시 세계를 세계의 독자들에게도 소개한다.

박인환 시인은 1955년 10월 15일 첫 시집 ‘선시집’(산호장)을 간행했다. 전체 4부로 구성해 총 56편의 시작품을 시집에 수록했다.

시집 제목을 ‘검은 준열의 시대’로 정하려다가 스펜더(Stephen Spender)의 시집 제목인 ‘선시집’을 따라 바꾸었다.

1909년 영국에서 태어나 1995년까지 활동 한 스펜더는 박인환의 시 세계에 가장 영향을 끼친 시인이자 비평가였다.

스펜더는 시를 쓴다는 것이 순수한 개인의 문제였던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하고 시의 사회적 효용성을 주장했다.

그의 선배인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이나 파운드(Ezra Loomis Pound)의 시 세계와 단절하고 불안한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 참여의 시를 쓴 것이다.

박인환이 ‘선시집’에서 추구한 시 세계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성장해온 그 어떠한 시대보다 혼란하였으며 정신적으로 고통을 준 것이었다. 시를 쓴다는 것은 내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지지할 수 있는 마지막 것이었다. 나는 지도자도 아니며 정치가도 아닌 것을 잘 알면서 사회와 싸웠다”라고 밝힌 시집 후기에 잘 나타나 있다.

박인환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엄청난 충격과 고통에 함몰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시를 썼다. 사회의 지도자나 정치가는 아니었지만, 시인으로서 전쟁의 폭력에 맞선 것이다.

박인환은 1926년 8월 15일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1956년 3월 20일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까지 그의 시작품은 총 89편이 발굴됐다. 1편의 번역 시도 있다.

박인환은 해방기의 정치적인 혼란과 한국 전쟁의 참상에 좌절하지 않고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했다. 역사의식을 견지하고 1945년부터 시작해 1950년대의 한국 시단에 새로운 시의 흐름 을 이끈 것이다.

 

경북일보,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 ‘선시집’ 영역본 출간", 곽성일 기자, 2021.10.21

링크 :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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