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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간행도서

링딩녠 콩트집,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

by 푸른사상 2021. 4. 14.

 

분류--문학(소설), 중국소설, 콩트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

 

링딩녠 지음|음보라·좌유강 옮김|세계문학전집 5|146×210×20 mm|352쪽

25,000원|ISBN 979-11-308-1780-4 03820 | 2021.4.17.

 

 

■ 도서 소개

 

중국 콩트의 왕, 링딩녠의 명작들

 

중국 콩트의 대가인 링딩녠의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음보라·좌유강 옮김)가 푸른사상의 <세계문학전집 5>로 출간되었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 타이창 일대를 배경으로 한 이 콩트집은 중국 강남 일대 문인들의 풍습, 생활방식을 담았다. 희로애락이 담긴 일상 속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통해 중국인들의 사회와 문화를 깊게 이해할 수 있다.

 

 

■ 저자 소개

 

링딩녠(凌鼎年)

중국의 작가. ‘중국 콩트의 왕’이라고 불리는 콩트의 대가로서 『신화 다이제스트』 『소설선간』 『인민문학』 『홍콩문학』 등의 간행물에 5천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의 작품은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독일어, 한국어, 태국어, 네덜란드어, 터키어, 스페인어, 위구르어 등 10종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그중 16편은 일본, 한국, 미국, 캐나다, 터키, 싱가포르, 홍콩 등의 대학교 및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대표작으로는 『再年輕一次(다시 한번 젊어진다면)』 『此一時彼一時(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 『永遠的簫聲(영원한 샤오셩)』 등이 있다.

세계화문콩트대회 최고상, 채문희문학상, 맹교상, 량빈소설상, 이백상, 굴원상, 플래시픽션 금참새상, 중국플래시픽션학회 금상(7년 연속) 등을 수상하였다. 이스라엘에서 제32차 세계시인대회 주석상, 일본에서 일본문화예술교류 대상, 태국 문화부와 아시아문화교육기금회에서 태중국제마이크로필름전상, 상하이세계박람회 UNITAR 포럼조직위원회에서 세계화문콩트창신발전지도자 금상, 재미중국작가협회에서 세계화문콩트 전문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중국작가협회 회원이자 세계화문콩트연구회 회장이다.

 

 

■ 역자 소개

 

음보라

1989년 전북 무주에서 태어났다. 백석대학교 어문학부 중국어학과를 졸업하고, 2020년 중국 화중사범대학에서 응용언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국 허난성 핑딩산대학교 문학원에서 외국인 교원으로 재직 중이다.

 

좌유강(左維剛)

1982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태어났다. 숭실대학교에서 한중번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중국 허난성 핑딩산대학교 문학원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날로 먹는 중국어』가 있다.

 

 

■ 목차

 

진정한 혜안

약선음식의 대가

천하제일 향장목

풀싸움

차 대결

분재의 왕

연꽃 향기가 나는 차

난초에 관한 모든 것

문장가 장 선생

마작 노법사

광인 정우지

고운익의 정원

먀오먀오의 희망

두 화가

춘운출수

원숭이 그림

물고기 탁본

비질하는 아줌마

술 향내가 나는 풀

책에 한 맺힌 여인

게원의 봄과 가을

까다로운 입맛

만권루의 주인

우상음의 입궁

곽방 이야기

상관철의 죽음

소설을 증오한 자

기녀 말리꽃

러우청의 두 명문가

111세 구씨 할아버지

장서대회 장원

스승과 제자

황양고목나무

맹인 부부

옷장수 야오

양메이런의 아름다움

맹인 라오

사낭중 가문

그림 청탁

금발 며느리

비싼 수업료

리취스와 자오니구

천사 쿠이쿠이

아름다움의 유혹

어린 날의 추억

버려진 그림

소곤륜석

만이진의 건축공사

점쟁이 린씨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

특별한 치료법

옥 조각공 먼씨

대학사 골목

암을 고치는 톈싱린

데릴사위

곰보 위다링

깨달음을 얻다

리마인드 웨딩 촬영

피우물

수집가 샤리진

경매장의 갑부들

야오 스님

괴짜 옌 선생

도편 수집가 녠첸서우

정 시장님, 먼저 타시죠

한백옥 삼물조

횡재

시다빈의 주전자

창포꽃의 죽음

양고기 잔치

 

■ 작가 후기

■ 역자 후기

■ 추천의 글

 

 

■ 출판사 리뷰

 

세계화문콩트연구회 회장이자 ‘중국 콩트의 왕’이라 불리는 링딩녠은 중국에서 콩트를 가장 활발하게 발표한 작가이다. 단편소설보다 짧은 소설인 콩트는 인생의 한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촌철살인의 유머와 풍자를 담아내는 데 적합한 문학 양식이다. 링딩녠의 콩트집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는 이미 미국, 캐나다에서 영문판으로 출간된 바 있고, 한국에서는 중국 콩트 작가의 작품으로 처음 번역하여 출간되는 것으로 주목된다.

이 책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러우청이라는 도시는 저자가 나고 자란 중국 장쑤성 쑤저우 타이창 일대를 모델로 하고 있다. 작품들은 중국 강남 일대 문인들의 풍습, 생활방식을 중심으로 중국 사회의 면면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타이창 주변의 지역적 특색, 그리고 그 주변에서 살았던 과거 사람들의 모습과 희로애락까지 일상 속에 담긴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약선음식의 대가, 시련을 이기고 진정으로 사랑한 맹인 부부, 책에 한 맺힌 여인, 중국 제일의 문장가와 수집가 등 중국 전통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들을 섬세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통해 당대 인물들과 일상의 갖가지 단면들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명이나 작품 등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중국의 민간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작가 후기’ 중에서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매년 이맘때가 1년 중 가장 더운 날이다. 한낮에 높게는 39도까지 치솟는 더위가 며칠 지속됐다. 한밤중 가장 낮은 온도도 30도를 넘어섰다. 때마침 독서로 피서를 즐기고 새로운 작품을 쓰며 여름을 보내고 있던 나는 마음속까지 뜨거워지는 좋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한국 백석대학교 중국학 연구자 류영하 교수의 제자 음보라 선생이 1년여의 노력 끝에 나의 콩트(微型小說) 작품집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원제:過過兒時之癮)』 번역을 끝마친 것이다.

이 작품집은 2005년 9월 중국 화산문예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이 책은 ‘마음을 감동시키는 이야기 : 중국에서 가장 환영받는 콩트 작가의 명작’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선정되었다. 이 책의 부제목은 “링딩녠 러우청 풍정소설(凌鼎年婁城風情小說)”이다. 소설에 사용된 소재들은 대부분 나의 고향 타이창(太倉)과 주변의 강남 물고을의 마을들에서 가져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내 작품 속의 인물과 이야기, 배경들은 모두 러우청이라는 도시와 관련되어 있다. 러우청은 일종의 지리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 러우청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바로 타이창이라는 도시이며, 넓은 의미로는 타이창과 그 주변의 지역적 특색, 원주민들의 풍습과 생활방식, 그들의 애환, 그들의 일상생활 속 크고 작은 이야기이다. 나는 소설을 통해 타이창과 그 주변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과거 모습들과 희로애락의 재현을 시도했다.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들이 내가 나고 자란 땅에서 일찍이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에 대해, 또 현재 어떤 일들이 있고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이 후대들에게 역사기록과는 조금은 다른 형식의 참고자료로서 역할을 하기 바란다.

 

 

■ ‘역자 후기’ 중에서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는 현재 중국 장쑤성 쑤저우 타이창 일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국 강남 일대 문인들의 풍습, 생활방식 등이 담겨 있고, 일상 속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과 애환들이 담겨 있다. 또 중국 문인들의 고지식함, 자만함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이 소설에서 언급된 많은 인명과 예술작품명, 크고 작은 역사적 사건들이 사실을 바탕으로 기록되었다. 그래서 모두 다 하나하나 확인하고 자료를 조사해보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또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단어들에는 문화용어, 전문용어, 혹은 지금은 사라진 옛 단어들이 많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도 검색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연세 많으신 할머니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분재 전문가, 전통악기 연주자, 서예가 등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때로는 내가 고금을 다루는 연주자가 되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고집스럽고 꼿꼿한 중국 문인이 되어보기도 했다.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는 단편소설보다도 짧은 소설, 바로 콩트 작품집이다. 짧은 글 속에 유머와 기지, 풍자들을 담아놓았다. 부담 없이 편하게 중국문화에 대해 알고 싶다면, 더 나아가 꽤 폭 넓게, 상식적인 수준보다 좀 더 심도 있게 중국 사회의 기질과 문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 누구에게라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중문과 학생들, 나의 후배들에게는 필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 추천의 글

 

링딩녠은 세계 화문 콩트계의 지도자급 인물이다. 그는 세계 화문 콩트 문단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창작하고 발표하였으며, 수상 경력이 가장 많고, 작품이 외국어로 가장 많이 번역되었다. 가장 많은 평론을 받았고, 선집에 가장 많이 수록되었으며, 교과서와 시험에 가장 많이 실리고 또 국내외 문학 활동에 가장 많이 참가한 콩트 작가이다. 그의 콩트는 소재가 다양하고 구조가 정교하며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였다. 작품 구상은 매우 생생하고 작품에 내포된 뜻이 풍부하며 언어 표현은 아주 노련하다. 매우 가독성 있으며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

― 빙링(미국 노벨문학상 중국작가추천위원회 주석, 전미중국작가친목회 회장)

 

링딩녠은 세계 화문 콩트 분야에서 큰 공적을 남긴 사람으로 일찍이 그의 명성을 들은 적이 있다. 올여름 드디어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마카오의 세계한학연구회 주최 제3차 학술포럼에서 링딩녠과 만남을 가졌고, 그곳에서 나는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 추천사를 부탁받았다. 책 속의 이야기 하나하나, 언어 표현 하나하나가 모두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는 창의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하여 남다른 안목으로 민간 깊숙한 곳에서부터 오는 간결하고 자연스러운 언어를 사용했다. 짤막한 이야기로 함축되어 있으나 풍부한 내용을 품은 이야기들이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이 한국에서 번역되어 출판되면 분명 한국 중문학계의 관심 있는 분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 독자들이 중국 민간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 박재우(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부 명예교수, 국제루쉰연구회 회장)

 

중국인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재미있다. 그 재미는 그들의 해박한 지식이나 반짝이는 지혜에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그 지식이나 지혜는 중국의 역사나 문화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와 문화는 면면히 전해져 오늘 중국인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뿐이겠는가, 화제가 되려면 두뇌에서 사고해야 하고 자기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고사와 전고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사고에 사고를 거듭하면서 자연스럽게 지혜를 배우게 된다.

미형소설이라는 장르의 존재와 발전은 중국 역사 문화의 특수성을 보여준다. 매우 짧다는 외적인 형식은 그것대로, 함축적이라는 내적인 형식은 그것대로 특별하다. 게다가 확실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대 중국 문화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미형소설은 매우 짧은 소설을 말한다. 짧기 위해서는 작가가 던지고자하는 메시지가 강렬해야 한다. 촌철 살인하는 그 무엇이 보여야 독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역으로 보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요구에 부합되는 장르인 것이다. 짧은 시간에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작품이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 미형소설은 개혁개방으로 시작된 분주함 속에서 자기 나름의 느린 미학으로 맞서고 있는 중체(中體) 즉 중국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링딩녠(凌鼎年)은 중국문화의 전도사이다. 그는 중국 특유의 고사와 전고를 전수받은 중국인으로서, 그의 미형소설 속에는 중국의 역사, 문화, 철학 등의 각종 담론이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간접적으로 착종되어 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중국 문화의 모든 것 즉 음식, 도자기, 서예, 그림, 태극권, 수석, 다도, 마작, 정원, 독서, 나무, 분재, 약초, 중의학, 골동품 등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이 총출동 하고 있다. 이제 링딩녠의 미형소설은 중국의 독자들에게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전승하는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류영하(백석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 작품 속으로

 

음력 5월을 민간에서는 악월(惡月)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여름 무더위가 기습해오고 파리나 모기 등이 들끓어 전염병이 자주 유행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이 시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2천여 년 전에는 야산에 가서 약초를 캐다가 질병을 쫓아내는 풍습도 있었다. 이러한 풍습이 나중에는 ‘답백초(踏百草, 청명절을 전후하여 교외로 나가 산보하며 즐기는 것)’나 ‘투백초(鬪百草, 풀싸움)’ 등으로 진화했다. 풀싸움은 비교적 온화하고 우아한 싸움이었다. 그래서 남방에서 북방까지 널리 유행하였고 점점 오나라의 민속놀이가 되었다.

지방지 기록에 의하면 풀싸움은 예전부터 러우청에서 이미 성행하였고 단오절 민속놀이 중 하나였다고 한다.

구먀오진(古廟鎭, ‘진’은 중국 행정단위 중 현[縣] 급 아래에 있는 행정단위)에 골목대장 출신인 아다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풀싸움을 아주 좋아했다. 그가 먼저 나서서 풀싸움에 출전하면 백전백승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열 번 싸워 아홉 번은 이겼다. 그의 비결은 남에게 말해줄 수는 있어도 남이 배울 수는 없는 것이었다. 옛말에 “어떤 일을 잘하고 싶을 때는 반드시 먼저 장비를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아다이가 풀싸움할 때 쓰는 질경이 줄기는 천산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꺾어온 것이다. 이런 풀을 감히 딸 수 있겠는가? 굉장히 위험한 일이지만 아다이는 해냈다.

(25쪽, 「풀싸움」)

 

 

러우청에는 매우 유명한 화가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보정롱이고 또 한 명은 류린펑이다. 보정롱 명성의 반은 그의 그림 때문이고 나머지 반은 그의 특이한 성격 때문이다. 또 류린펑 명성의 반 이상은 사교성 때문이고 나머지는 그의 특이한 그림 풍격 때문이다.

누군가 “보정롱은 실제로 명성보다 더 대단하고, 류린펑은 실제로 명성만 못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솔직히 둘 다 러우청의 유명인물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보정롱은 난치기를 잘해서 ‘보난초’라고 불린다. 그는 일생 동안 난을 좋아했다. 정원에는 난초 화분이 즐비했고, 매일 정성스레 보살피고 섬세하게 관찰했다. 난초의 자태와 모양이 그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었다. 마음속에 난이 있다면 난을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보정롱이 난을 칠 때 몇 번의 움직임만으로 난의 자태를 다 담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림을 함부로 그리지 않았고 더 좋은 가격에 팔려고 하지도 않았다. 더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상대방과 마음이 통해 상대를 절친으로 삼는다면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가져갈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첫 번째 특이한 성격이다.

(83쪽, 「두 화가」)

 

 

원래 구이화의 부친은 국민당 공군의 군필품 공급처 처장이었다. 국민당이 대륙에서 철수할 때 그는 구이화를 데리고 대만으로 가리라 결심했다. 이별하는 그날 밤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던 두 젊은이는 에덴동산의 금지된 과일을 몰래 먹었다. 그들은 그날 밤의 격정적인 사랑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

당연히 이 이야기는 훗날 알게 된 이야기다. 가오취빙은 단지 그날 새벽, 구이화를 떠나보낼 때의 일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구이화는 계화나무 아래에서 맹세했다.

“계화나무만 그대로 있다면 우리 두 사람의 사랑도 여전히 있는 거예요! 반드시 우리의 사랑을 찾아서 다시 돌아오겠어요!”

가오취빙은 넋이 나간 채 말했다.

“나무를 만나는 게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지. 나무가 그대로 있으면 사람도 그대로인 거야. 나는 내 생명을 지키듯이 이 계화나무를 지키겠소.”

그래서 훗날 가오취빙의 나무 보호 이야기가 이렇게 전해지게 되었다.

현지 매체는 200년 된 이 계화고목을 사랑나무라고 불렀다.

(257쪽, 「여전히 향기로운 계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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