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쥐구멍에 든 볕
쥐구멍에 든 볕
/이주희
숟가락질 설거지 냉장고 문 여닫기
얼마나 하고 싶었던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깁스를 하는 바람에
왼손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백수 생활을 청산하듯 깁스를 풀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물 한잔을 따랐고 봄바람도 한 그릇 받았다
쥐구멍에 든 볕이 알밤처럼 보였다
- 시집 ‘마당 깊은 꽃집’ / 푸른사상사
일상이 무의미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밥먹고 씻고 자고 냉장고 문이나 여닫는 일, 이렇게 사는 것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반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명제가 있는게 아닐 것이다. 일상을 별 탈없이 평범하게 이어간다는거, 얼마나 고맙고 중요한 일인지 몸이 아파 불편해 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최기순 시인
경기신문, "[아침시산책]쥐구멍에 든 볕", 2019.11.7
링크 : http://www.k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6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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