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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경기신문] 이주희 시집, <마당 깊은 꽃집>

by 푸른사상 2019. 11. 8.


[아침시산책]쥐구멍에 든 볕


쥐구멍에 든 볕


                             /이주희


숟가락질 설거지 냉장고 문 여닫기


얼마나 하고 싶었던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깁스를 하는 바람에


왼손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백수 생활을 청산하듯 깁스를 풀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물 한잔을 따랐고 봄바람도 한 그릇 받았다


쥐구멍에 든 볕이 알밤처럼 보였다


- 시집 ‘마당 깊은 꽃집’ / 푸른사상사



일상이 무의미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밥먹고 씻고 자고 냉장고 문이나 여닫는 일, 이렇게 사는 것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반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명제가 있는게 아닐 것이다. 일상을 별 탈없이 평범하게 이어간다는거, 얼마나 고맙고 중요한 일인지 몸이 아파 불편해 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최기순 시인


경기신문, "[아침시산책]쥐구멍에 든 볕", 2019.11.7

링크 : http://www.k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6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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