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20주년… 나혜석 문학 재조명
[탄생 120주년]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 나혜석, 다시 꽃피다
여성소설 연구자
서정자 초당대 명예교수
30년 연구성과 담은
『나혜석 문학 연구』 발간
“나혜석은 삶과 예술이
일치한 여성해방 사상가…
근대 첫 페미니스트 비평가
18세 때 '이상적 부인' 집필”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1896년∼1948년). 그는 1900년대 초 ‘신여성’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무엇보다 삶 자체가 한 편의 장편영화였다. 기혼남 최승구와 불꽃같은 사랑을 하다 그가 결핵으로 요절하면서 사랑도 끝난다. 춘원 이광수와의 연애를 거쳐 외교관 김우영과 결혼해 2년간 부부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으나 파리에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최린과의 로맨스에 빠진다. 불륜은 이혼으로 끝났다. 나혜석은 ‘이혼고백서’를 연재하는가 하면, 최린을 상대로 정조 유린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정조는 도덕도, 법률도, 아무 것도 아니요. 오직 취미”라는 파격적 가치관은 가부장 사회에서 그를 산산조각내고 만다.
불운한 천재 나혜석의 예술세계가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 최근 나온 서정자 초당대 명예교수(박화성연구회장)의 『나혜석 문학 연구』(푸른사상)는 한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 나혜석에 관한 30년간의 연구 성과를 모은 역작이다. 나혜석이 큰딸 나열에게 보낸 육필 편지뿐 아니라 일본에서 머물렀던 하숙, 그가 다닌 사립여자미술학교 관련 사진이 최초로 공개된다.
서 교수는 집필 이유에 대해 “나혜석은 탄생 120주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스캔들의 여왕’이라는 강력한 오해를 벗지 못했다. 아직도 인문학 연구 자료나 백과사전에 스캔들 주인공으로 기록돼 있다. 이는 중국 초기 여성화가인 판위량과 대비된다”며 “판위량은 기생 출신의 첩이었지만 세계적 화가로 성장하기까지 뒷받침해준 이들이 많았다. 반면 우리는 나혜석을 죽이기만 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르조아 계급이 발명해낸 도덕 감각인 스캔들을 통해 나혜석은 징계되고 매장됐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나혜석은 일제하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해방사상에 대해 당당하게 발언한 페미니스트 선각자다. 나혜석 인문정신의 핵심은 솔직과 정직함이다. 그는 두려움 없이 행동했다. 근대 여성문학에서 여성작가가 쓰는 소설은 필연적으로 페미니즘 문학을 낳았다. 서 교수는 “나혜석은 페미니즘 소설을 쓴데 그친 것이 아니라 평생 페미니즘 이론을 공부하고 스스로 검증하며 삶을 살아온 유일한 작가다. 그는 대담하고, 용감했다”고 평했다.
1920년대에 페미니즘은 나혜석뿐 아니라 많은 작가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당시 한국 사회와 문단은 페미니즘이 지배했다. 김동리, 이광수의 처녀작이 여성 문제를 다룬 것도 주목된다. 이처럼 우리 문학사에서 여성해방사상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도 여성문학은 홀대받아왔다. 여성을 문단 주류로 받아들일 수 없어서다.
여성소설 연구자인 서 교수는 나혜석학회 초대회장을 지냈다. 단편소설 ‘경희’와 ‘회생한 손녀에게’를 발굴해 1988년 일반에 공개했다.
여성신문/2016.06.03/ 박길자 기자 muse@womennews.co.kr
출처 : http://www.womennews.co.kr/news/94520#.V1ZKCyGZHxY
최근에 소개드린 적 있는 푸른사상 학술총서 시리즈『나혜석 문학 연구』가
여성신문에서도 소개되었습니다!!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인 나혜석의 문학이 다각도로 조명되어 있는 『나혜석 문학 연구』!
감사합니다 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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