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호, 이론의 문화정치학과 비판적 페다고지
1. 도서소개
지난 수십 년 이래 다양하고 난해한 ‘이론’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복합적이고 학제적인 ‘담론’들이 엄청나게 생산되는 ‘이론의 시대’를 겪고 있다. 새로운 문물상황들에 대처하는 전략들을 만들어내고 과거와는 다른 가치들의 구성을 기다리는 우리 시대는 역동적이고 풍요로운 ‘문물 타작’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론’에 관한 사유와 점검작업, 그리고 ‘담론’에 대한 논구와 평가작업도 지식인의 현실 개입과 실천을 위한 기초작업이다. 이러한 작업 위에서 텍스트 읽기를 통해 안과 밖에 대한 ‘상황’ 분석이 나오고 현실 개입을 위한 쇄신의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이러한 시대에 저자는 인문지식인으로서 (추상적) 이론 공부가 어떻게 (구체적) 담론 참여와 실천이 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고찰한다. 저자의 생각으로는 이론의 수립과 담론의 생산도 지적 노동자들인 지식인들의 치열한 현실참여활동이다.
오랜 기간 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던 저자는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과 사유를 시작했고, 고도 전자 영상매체 시대 그리고 효율과 이윤제일주의를 표방하는 전 지구적 신자유주의의 더욱 순수해지는 시장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하여 ‘인문학의 위기’가 대두되고 ‘문학의 죽음’이 운위되고 있는 척박한 상황에서, 문학의 위상은 무엇이고, 인문학의 새로운 기능과 역할은 어떠해야 하며, 나아가 한반도에서 외국문학으로서의 영(어권)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행위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해 사유했다. 그리고 그 결과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가 더욱더 활개치고 있는 21세기에 문학과 문화의 연구와 교육을 위해 새로운 ‘비판적 페다고지’에 대한 이론과 실천의 문제는 연구와 교육의 주요한 의제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게 되었다. 그 결과를 실은 이 책의 글들은 어떤 의미에서 지난 30년간 저자의 독서편력의 결과이고 동시에 한 시대의 이론적 초상이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Ⅰ부는 몇몇 이론들의 문화정치적 의미를 다루었다. 첫 글은 특히 우리 시대의 문물상황을 인문지식인의 위반과 저항의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제Ⅱ부는 이론의 지경을 좀 더 넓혀 몇 개의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해보았다. 제Ⅲ부는 ‘비판적 페다고지’(critical pedagogy) 문제를 파울로 프레리의 이론을 중심으로 설명하였고 나머지 글들도 쇄신의 문학 및 문화교육을 위한 몇 가지 아젠다를 제시하였다. 제Ⅳ부는 주로 저자의 전공 분야인 영미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텍스트를 징후적으로 또는 비판적으로 읽었다. 그리고 Ⅰ부를 시작하기 전에 <프롤로그>를 두어 이론과 담론에 관한 전반적인 논의를 시도했고 Ⅱ부와 Ⅲ부 사이에 쉬어가는 <인터루드/중간마당>을 두어 18세기의 애덤 스미스를 21세기를 위해 재전용(reappropriotion)하고자 시도했다. Ⅳ부를 끝내고 책 말미에 <에필로그>에서는 나 자신에 대한 반성과 2013년 서거 10주기를 맞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비판적 인문지식인이었던 에드워드 사이드의 특히 ‘말년에 양식’에 대한 소견을 달았다.
1949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인천중학교와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및 같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 위스컨신(밀워키)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국제 PEN클럽 한국본부 전무이사, 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 및 중앙도서관장, 2008년 서울 아시아 인문학자대회 준비위원장, 2010년 서울 국제비교문학회 세계대회 조직위원장, 한국 영어영문학회장, 한국 비평이론학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중앙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및 문화연구학과 교수, 중앙대학교 DAAD-독일유럽연구센터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표 저서로 『탈근대인식론과 생태학적 상상력』(1996), 『전환기시대의 대화적 상상력』(1997), 『현대 영미비평론』(2000), 『탈근대와 영문학』(2004), 『공감의 상상력과 통섭의 인문학』(2009), 『해석으로서의 독서-영문학 공부의 문화윤리학』(2011), 『산호와 진주-금아 피천득의 문학세계』(2012) 등이 있다.
머리말
프롤로그 ‘이론’의 정치학과 ‘담론’의 비판학
제Ⅰ부
1장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의 인문지식인의 위반과 저항
2장 마르크스와 데리다:급진적 ‘비판’과 ‘해체’의 윤리
3장 비판적 ‘탈’근대 문화정치학의 가능성-라클라우와 무페의 포스트마르크스주의와 급진적 민주주의
4장 위반과 차이의 문화정치학-푸코와 리오타르의 탈근대 예술론
5장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또는 ‘페미니스트 포스트모더니즘’
6장 ‘문화연구’와 비판적 인문학의 가능성
제Ⅱ부
1장 신실용주의와 포스트철학-리처드 로티의 탈형이상학론
2장 ‘타자’의 문화정치학으로서의 캐나다 탈근대론-린다 허천의 경우
3장 사르트르, 부버, 레비나스의 주변부 타자론
4장 서구 신체담론의 문화정치학-메를로-퐁티, 푸코, 이리가라이를 중심으로
5장 성적 소수자 담론-게이, 레즈비언, 퀴어 이론과 차이의 성정치학
6장 문화산업론 포월(匍越)하기-예술의 상업화와 문화민주주의
7장 에코페미니즘-생태학과 페미니즘의 대화적 상상력
인터루드/중간마당 『도덕감정론』에서 애덤 스미스 유령 불러오기-욕망과 자본의 치유를 위한 공감적 상상력을 향하여
제Ⅲ부
1장 ‘비판적 페다고지’와 문학교육-파울로 프레리 다시 읽기/새로 쓰기를 위한 시론
2장 탈근대 인식론과 21세기 영문학 교육
3장 비판담론으로서의 반남근적 ‘여성적 글쓰기’-엘렌 씨이주의 새로운 글쓰기 전략
4장 생태학 이론과 21세기 비판의 문화윤리학
5장 생태문학, 환경교육, 문학교육의 녹화사업
제Ⅳ부
1장 ‘여성’, ‘신체’, ‘공감’의 감성론-로렌스 스턴의 『감성 여행』과 박애의 공공윤리학
2장 조셉 애디슨의 비극 『케이토』와 탈식민적 상상력
3장 사무엘 존슨과 18세기 계몽주의 공적 지식인의 초상-21세기 융복합 시대의 새로운 통섭적 지식인을 기다리며
4장 빅토리아 시대의 기독교 비판-『제인 에어』의 세 명의 남성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5장 아메리카적 토착성과 주변부 타자의 목소리들-W. C. 윌리엄즈의 시에 나타난 비판적 탈근대성
에필로그 비판적 중도론자의 에드워드 사이드 추모하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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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우, 이산과 이주 그리고 한국 현대소설
1. 도서소개
전통적인 소통방식과는 이질적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갖는 문화적 의의를 짚어보겠다는 열정은 인터넷이 내포한 인문적 가치에 한계를 느끼면서 식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분야에 관심을 갖던 2000년대 중반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조선족 작가 리근전의 「고난의 년대」는 한반도에서 이산되어 중국 땅에 뿌리박은 조선족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 이후 현재까지 조선족소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져 조선족 소설만을 다룬 두 권의 책을 상재했다.
조선족 소설에 대한 연구는 자연스럽게 이산과 이주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 한민족이 외국으로 이산한 백 년이 넘는 역사의 결과, 세계의 여러 곳에 한인들이 상주하고 있어 학문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 또 20세기 말에 불어온 외국인들의 한국으로의 노동 이주는 이주민이 국민의 3%에 달하는 상황에 이르러 이주민에 대한 인간학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그들을 제재로 한 이주문학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를 따라 최근 몇 년간 조선족 소설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이산과 이주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2. 저자약력
최병우
강릉원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한국문학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중인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문학교육론』(공저, 1988) 『한국 근대 일인칭소설 연구』(1993) 『한국근대소설이 미적 구조』(1997) 『한국현대문학의 해석과 지평』(1997) 『다매체 시대의 한국문학 연구』(2003) 『리근전 소설 연구』(2003) 『조선족 소설의 틀과 결』(2012) 등이 있다.
3. 도서목차
머리말
제1부 이주
한국현대소설에 나타난 이주의 인간학
해방 직후 한국소설에 나타난 귀환과 정주의 선택과 그 의미
한민족 문학사 기술을 위한 시론
제2부 이산
이념과 현실 그리고 사실의 변용
김광주의 상해 체험과 문학적 형상화
귀환소설에 나타난 만주 체험과 그 의미
한중수교 이후 조선족 소설에 나타난 삶과 의식
제3부 비교
「홍길동전」과 「수호전」에 나타난 욕망과 그 실현 양상
근대 초기 한국과 중국의 신윤리관
루쉰과 이광수의 소설에 나타난 인습 비판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한국적 수용
제4부 매체
전자매체시대의 독자
디지털 시대의 문학 생산
디지털 미디어 서사학
제5부 구조
국근대소설의 형성과 서술자의 신빙성
김유정 소설의 서술 특징으로서 다중적 시점
발표지 목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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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구, 한용운 『님의 침묵』 전편 다시 읽기
1. 도서소개
본 도서를 통해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이 『님의 沈黙』의 참다운 모습을 발견함으로써 그간의 잘못된 이해를 극복하고 이 시집의 핵심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근․현대시사 속 가장 특수한 시집, 『님의 침묵』
한용운, 그리고 그의 시와 더불어 ‘법담’을 나누는 기쁨
저자는 오랜 연구 끝에 시학자로서 이 책을 통해 한용운과 그의 시집 『님의 沈黙』에 실린 작품들과 비로소 ‘날줄’을 앞에 놓고 참다운 대화를 깊이 있게 할 수 있었던 그간의 심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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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자 나는 그간 막혔던 체증이 뚫리는 듯한 후련함을 느끼는 한편 참다운 날줄의 세계를 놓고 한용운과 그의 시와 더불어 ‘법담(法談)’을 나누는 기쁨에 적잖이 행복하였다.
저자는 한용운의 『님의 沈黙』이 수행서이자 교화서이고, 지혜서이자 시경(詩經)의 성격을 지니는 책으로서, 우리 근·현대시사 속의 다른 수많은 시집들과 구별되는 특수한 시집이라고 말한다. 또한 한용운의 모든 행위는 불교 승려이자 수행자라는 자리에서 이루어진 방편행의 일환이므로, 그를 ‘불교 승려이며 독립운동가이고 시인이며 소설가’라고 나열식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러니까 그는 불교 승려이자 수행자로서 독립운동도 하고 문학행위도 하였으며 그 이외의 일도 하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입장에서 한용운의 시집 『님의 沈黙』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네 가지 자질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그 네 가지 자질이란 불교적 지식과 불심(佛心)의 수행력, 시에 대한 지식과 시심(詩心)의 간절함이다.
이 책의 목적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님의 沈黙』에 실린 시작품 한 편 한 편을 구체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해석·평가·감상해가는 데 있다. 이로써 『님의 沈黙』이 지닌 전체적인 성격과 구체적인 면모를 실감있게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의도 아래 저자는 시집의 서문 격인 「군말」부터 시작하여 본문에 해당되는 88편의 시, 그리고 후기에 해당되는 「독자에게」까지를 한 편도 건너뜀이 없이 차례대로 분석·해석·평가·감상해 나아가고 있다.
이 90편의 글은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구슬이며 전체로서는 잘 꿰어진 염주와 같았다.
이 책은 시집의 성격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제1부에 예비적이며 결론적인 세 편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 『님의 沈黙』 전편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그간의 우리 시학계와 문학 교육 현장에 존재했던 『님의 沈黙』에 관련된 모호함, 경직성, 작위성, 피상성 등이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용운의 불교와 『님의 沈黙』은 이른바 ‘wisdom’이 부재하는 오늘의 문학 현실과 사회 현실 속에서, 그리고 건강한 ‘날줄[經]’이 부재하는 혼란스러운 수평적 씨줄 사회에서, 더욱이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들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한용운의 시집 『님의 沈黙』과 그 시집에 대한 저자의 글을 읽고 난 다음에는 한용운이 「군말」에서 그토록 간절히 말했던 ‘님’과 ‘사랑’과 ‘자유’와 ‘집[本心]’과 ‘길[正道]’을 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게 될 때 한용운 시와의 만남도, 저자가 쓴 글과의 만남도 ‘늦은 봄의 꽃수풀에 앉아서 마른 국화를 비벼서 코에 대는 것’(「독자에게」의 일부)과 같은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용운은 세간의 근대적인 시인들과 달리 시단에 시집과 이름을 남기기를 원한 사람이 아니라 그의 시집과 글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치유’되기를 바랐던 사람이다. 그의 시집과 글들은 불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우는 아기 달래는 종잇돈’이거나 ‘약방문’과 같은 것이다.
『존재의 전환을 위하여』(청하, 1987) 『시와 젊음』(문학과비평사, 1989) 『현대시와 기호학』(느티나무, 1989) 『광야의 시학』(열음사, 1991) 『상상력의 모험 : 80년대 시인들』(민음사, 1992) 『우주공동체와 문학의 길』(시와시학사, 1994) 『20세기 한국시의 정신과 방법』(시와시학사, 1995) 『백석』(편저, 문학세계사, 1996) 『20세기 한국시와 비평정신』(새미, 1997) 『몽상의 시학 : 90년대 시인들』(민음사, 1998) 『한국현대시와 자연탐구』(새미, 1998) 『시읽는 기쁨』(작가정신, 2001) 『한국현대시와 문명의 전환』(국학자료원, 2002) 『시읽는 기쁨 2』(작가정신, 2003) 『재미한인문학연구』(2인 공저, 월인, 2003) 『정진규의 시와 시론 연구』(푸른사상사, 2005) 『시읽는 기쁨 3』(작가정신, 2006) 『한국현대시와 평인(平人)의 사상』(푸른사상사, 2007) 『마당 이야기』(작가정신, 2009)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푸른사상사, 2010) 『일심(一心)의 시학, 도심(道心)의 미학』(푸른사상사, 2011) 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1부 『님의 沈黙』 전편 읽기를 위한 세 편의 글
제1장 『님의 침묵』의 창작원리와 그 의미
1. 문제제기
2. 『님의 침묵』의 창작원리
3. 결어
제2장 『님의 침묵』 속의 ‘님’과 ‘사랑’의 의미
1. 문제제기
2. ‘님’의 문제와 그 해결방안
3. ‘사랑’의 문제와 그 재해석의 실제
4. 결어
제3장 『님의 침묵』 속의 「군말」 읽기
1. 「군말」을 논의해야 하는 까닭
2. 「군말」의 내용 분석
3. 「군말」의 상호텍스트성 분석
4. 결어
제2부 『님의 沈黙』 전편 읽기
* 「군말」에서 「독자에게」까지 총 9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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