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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부산일보 해양문학상] 최희철, <영화처럼>

by 푸른사상 2013. 12. 2.

 

 

[2013 부산일보 해양문학상] 우수상 최희철 씨 "해양수산인의 삶을 새로 보고 싶었다"

2013-11-29                                        김영한 기자

 

 

▲ 최희철 씨는 "거창한 바다가 아닌 일상의 바다를 기록할 기록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회 기자 jjh@

 

 

 

 

1970~80년대만 해도 원양어업이 지금의 삼성전자 같은 비중이었어요. 국가나 거대 자본이 기획하고 해양은 개척의 대상이었죠. 대신 현장 선원이나 자연에 대한 성찰은 없었어요. 어류나 자연 역시 어획대상일 뿐이었죠. 이제 그것들을 기록해야 하고, 기록할 기록자가 있어야 옳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원양어업의 진짜 주인공들입니다."

'2013 부산일보 해양문학상'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희철(46) 씨. 그는 시인이다. 그 이전에 바다에서 산 해양수산인이었다.

부경대 전신인 부산수산대 어업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4년부터 7년쯤 항해사로 북태평양 어장이나 베링 어장을 누볐다. 하루하루 힘겹고 신산한 삶이었다. 최 씨는 "바다에서는 바쁘기도, 힘들기도 해 그 삶의 의미를 미처 느끼지 못했다. 배를 내리니 거창하고 위대한 바다가 아닌 선원과 가족 그리고 바다와 생명, 자연의 관점에서 본 바다도 의미 깊다고 느껴졌다. 사소하고 일상적 으로 치부된 그들의 삶을 새로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상작 '그때 그 삶의 비늘들을 다시 들추어 보다'는 그렇게 탄생했고, 부산일보 해양문학상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최 씨가 1986년부터 5년간 북태평양 어장에서 겪고 지내 온 삶을 담았다. 당시 기억을 더듬고 가다듬은 기록문학의 하나다. 수상작에서는 어선이 출항해 만선을 하고 입항하는, 한 항차에 벌어지는 과정으로 재구성해 담아내고 있다. 질료가 생생한 만큼 역동적이고 생명력이 퍼덕거린다는 평가다. 그가 직접 쓴 시들은 작품에 문학적 감성을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살아온 역사적 현장을 기록하자 마음먹고 있었는데, 은사이신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의 권유까지 있어서 글을 쓰게 됐다"고 얘기했다.

최 씨는 닭장수 시인으로 지역 문단에 어느 정도 이름이 나 있다. 정확하게는 닭 도매업을 한다. 그는 "어업학과 출신은 배에서 내리면 수산업에 뛰어드는데 어쩌다 보니 상업인으로 살게 됐다"고 했다. 삶이 팍팍하다 보니 아무래도 문학은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는 고백이었다. 하지만 2005년 등단 이후 시집도 내고 현장의 시인·소설가가 참여하는 '서울 리얼리스트 100' 회원, 부산 문학동인 '잡어' 동인 등으로 활약해 왔다. 최 씨는 "수많은 해양수산인들이 살아가는 역사적 현장은 저 아닌 누구라도 기록했어야 했다. 해양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글들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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