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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김형미, <불청객>

by 푸른사상 2020. 4. 1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 - 김형미 그림소설 '불청객'

끝없는 추구 속에 얻어진 진정한 삶에 관한 이야기


“나는 너무 많이 떠돌았다. 오래전 내 안을, 집 밖을 나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 듯 멈추질 못해 서러웠다. 밖에는 뭔가 더 나은 삶이, 무지개를 타고 넘어갈 황금빛 찬란한 날개가 있는 줄 알았다”는 김형미 그림소설 <불청객>(푸른사상)에 나오는 첫 문단이다.


첫 장부터 마치 작가의 삶에 대한 방황과 자기반성을 통한 자기 검증의 번민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물론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고통이 어디 작가뿐이겠는가. 그러나 첫 문장부터 작가의 고뇌에 찬 숨결이 온몸으로 전해져온다. 살아내는 것에 대한 성찰은 모두를 따라다니는 숙제처럼 여겨진다.


이런 힘겨움을 위로라도 하듯이, 김형미 시인이 지난 겨울 ‘그림 소설’이라는 색다른 양식으로 책을 선보였다. 삶에 대한 싸움과 번민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너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면서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 그래서 ‘불청객’을 통해 서로가 위안이 되고 서로의 삶을 채워가자며 서슴없이 손을 내민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방황과 번민 속에서 시간을 채워나간다. 청소년 시절부터 시작된 자기 검증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는 더욱더 확장된 자기 검증을 향한 고민과 번민이 찾아온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길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특히나 모든 것이 불명확한 젊은 날의 경우는 더 자신과의 사투가 많으리라.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결국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하는 염원의 간절한 표현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나’라는 존재 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또 다른‘나’를 향한 외침이 있다. 이는 현재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나’를 찾고자 하는 욕망이 표출된 것이다. 작품 속 인물은 자신만의 동그란 굴레 속에서 외친다.


‘나는 그의 모든 존재를 거부하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의 전 존재를 깨부수고 싶었다. 그리고 간절히 그로부터 이 막막한 혼란스러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라고.


‘불청객’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나에 대한 욕망과 아직 결정되지 않은 또 다른 나를 찾고자 하는, 끝없는 ‘나 찾기’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소설이다. 삶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는 화자는 바로 우리 모두이기도 하다. 햇살 좋은 사월이다. 봄 햇빛 속에서 ‘불청객’과 함께 새로운 나를 발견해 보기를 권한다.


전북일보,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 - 김형미 그림소설 '불청객'", 2020.04.15

링크: http://www.jjan.kr/news/articleView.html?idxno=208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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