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과 민중들의 애환 시에 투영
주영국 시인 첫 시집 ‘새점을 치는 저녁’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을 맡아 분주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영국 시인(58)이 첫 시집 ‘새점을 치는 저녁’(푸른사상 刊)을 펴냈다.
주 시인의 이번 시집은 그가 2004년 제1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뒤 작품 활동을 펼친 지 15년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4부로 구성됐으며 정치와 사회, 역사, 서정, 이웃, 가족 등을 소재로 한 시 60편의 작품이 실렸다.
공군 부사관으로 35년 3개월을 기상예보관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4월 퇴직, 지금은 문학단체 집행부로 일하고 있는 시인은 군 재직 시절 검열 등이 있어 글쓰기에 매진하지 못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 창작에 돌입했다. 2004년 제1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진입한 그는 같은 해에 광주전남작가회의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의 이번 시편들은 기상예보관으로 겪은 다양한 지역들의 기억과 풍경에서부터 현재적 소소한 일상에 이르기까지를 형상화했다.
특히 시인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기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가난에 찌들어 고통스러운 민중들의 삶의 애환을 노래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의 이번 시편에는 유난히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하는 시편들이 제법 많다. 시인은 ‘할머니를 냇가 미루나무 옆에 묻어’(‘잔인한 문장’)줬다거나 ‘장례식장에 들어서면/귀를 씻기는 곡소리들이 흘러 나왔다’(천지 장례식장)고 한다. 또 ‘자주 세상, 평등 세상’(정읍 지나며)나 ‘혁명’(체 게바라 생각)의 단어가 구사되기도 한다. 그는 한편으로 애잔한 생명에의 환기를 갈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소소한 일상의 얼룩들을 잊지 않고 형상화하고 있다.
나해철 시인은 표사를 통해 “자연의 결에 자신의 영혼을 실어 한없이 깊어진 기록이 여기 있다. 주 시인은 스스로를 무한하고 영원한 것들과 하나가 되게 하는 법을 알고 있다. 시간과 벗이 되어 시간이 인간과 만나 만드는 비의(秘意)들을 노래하고 또 노래한다. 더불어 자연과 역사 속의 결기 앞에서 단정하게 목숨의 강건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평했다.
주영국 시인은 전남 신안의 섬 어의도 출생으로, 2004년 13회 전태일문학상에 이어 제19회 오월문학상 및 2010년 ‘시와 사람’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과 죽란시사회동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남일보, "소소한 일상과 민중들의 애환 시에 투영". 고선주 기자(rainidea@gwangnam.co.kr), 2019.11.17
링크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573983836342008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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