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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방송] 김형미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by 푸른사상 2018. 6. 14.

 

 

 

 

김형미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교육우수도서 선정

 

없음과 비움 그 쓸쓸함에 맞서다

김형미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출간

 

[서울교육방송 교육우수도서 선정위원회]=김형미 시인이 출간한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시집은 현대문명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독의 정의’, ‘사랑의 정의’, ‘쓸쓸함을 견딤에 대해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시대는 소통의 시대라고 한다. 소통의 도구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과 사람은 소통하지 않고, 스마트폰과 소통하는 시대로 변해 버렸다. 친구와 만난 자리에서도 스마트폰은 지속적으로 울리는 쓸쓸함의 시대이다.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는 싯구처럼, 진정한 소통은 누구나 진지하게 통찰을 해야할 때이다. 본래, 시는 모든 문학의 꽃이요, 정신의 길을 알려주는 구도의 문학이었다. 김형미 시인의 모든 글들은 경험에 바탕을 두면서, 단어와 단어가 결합하는 문장력과 압축력이 매우 탄탄하다. “흰 새가 날아오는 쪽에서 가을이 오고 있다는 싯구에서 보여주듯이, 희망과 그리움을 상징하는 흰 새가 누구나 볼 수 있는 하늘의 풍경이다. 가을이 오는 방향을 흰 새가 날아오는 쪽으로 연결하는 압축력은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문장과 문장의 결합구도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소통의 방향을 알려주는 김형미 시인의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시집은 교육우수도서에 선정되기에 속색이 없다. 이에 서울교육방송은 해당 도서를 교육우수도서에 선정한다.

 

전북 부안 출신의 김형미(40) 시인이 최근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푸른사상·9,000)를 펴냈다. 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인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는 삶을 영위하듯 문학이란 토대 위를 거니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시인의 시집은 수록된 작품들 마다 묵화처럼 고요하거나, 자신만의 없음과 비움의 미학이 고스란히 담겨졌다. 행간으로 존재하는 시인의 운명을 노래하는 시편들도 더러 있다. 딱 하나씩만 용서하고 딱 하나만 사랑하는 세상이, 시인에게는 작지만 단단한 단상으로 작용해 시어들이 하나의 작품을 이뤘다. 김 시인은 시에 대해 쓰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시인으로 살아온 모든 날들이 그에게는 거하게 눈물겨우면서 정이 느껴진다고 전한다.

실린 시 모두가 여러 매체 등에 발표됐던 작품으로 탄탄하다. 특히 시집 출간을 앞두고 대형 출판사에서도 출판 제의가 왔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딱 하나씩만 용서하고, 딱 하나만 사랑하는 세상이, 시인에게는 어쩌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찬바람 불면서 물이 고여들기 시작한다/몇 새들이 저 날아온 하늘을 들여다보기 위해/물 깊어지는 나뭇가지에 날개를 접고 내려앉는다/생숨을 걸어서라도 얻어야 할 것이/세상에는 있는 것인가, 곰곰 되작이면서//그래 사랑할 만한 것이 딱 하나만 있어라<시월>

흰 새가 날아오는 쪽에서 가을이 오고 있다/살던 곳의 바람을 죄다 안고서//딱 한 가지씩만 용서하며 살고 싶다<가을>

박성우 시인은 추천의 글을 통해 아리게 아름다운 시집이다. 온 힘을 다해 쓸쓸함에 맞서고 통증을 삼켜내는 시편들, ‘치명적인 그리움’(만파식적의 전설)선명하게 아픈’(태풍이 지나가던 짧은 오후) 삶을 가까스로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문신 시인도 작품해설 빈속에다 쓴 한 모금의 시를 통해 김형미는 예언 같은 시를 쓰고, 고개를 돌려 지나온 자취를 더듬는다고 말한다.

그의 시에서 멀리 내다보는 낯선 기척을 발견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그는 뒤에 남겨두고 온 어떤 것을 들추어내지도 않는다. 바라보거나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들여다보는 것. 그러나 들여다보는 것은 단순히 드러나는 것을 보아내는 것과는 다른 행위다. 드러나지 않은 어떤 것을 드러날 수 있도록 열어놓는 일이 보아내는 행위에 선행되어야 한다. 들여다보는 일은 시선(視線)의 문제가 아니라 심선(心線)이 닿아야 한다는 말이다(심선에 닿는 일을 마음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시인이 들여다보는 내부에는 외부와 격절되는 벽이 있기 마련인데, 벽의 임무는 외부의 시선을 가차 없이 튕겨내는 일. 그렇기 때문에 벽에 ()문을 만들고 그 문을 열어젖히는 사전 작업이 필요해진다. 심선, 즉 마음씀은 그러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김형미 시인은 1978년에 태어나 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2000년 진주신문 가을문예 시 당선,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03년 문학사상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 그림 에세이 누에nu-e’가 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불꽃문학상, 서울문학상, 목정청년예술상을 수상했고, 올해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 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 2018.6.13.

링크 http://www.ebsnews.co.kr/?p=14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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