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화의 재해석, 책자 '신화 비밀 코드' 출간 화제
송문석 문학 박사가 펴낸 '신화 비밀 코드'는 신화가 숨겨놓은 제주, 제주가 숨겨놓은 신화를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 해석하고 있다.
제주에 전해져 내려오는 천지왕 신화를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자들은 천지개벽의 창세신화로 파악했다.
그러나 '신화 비밀 코드'에서는 이 신화에 제주만의 문화를 접목한다.
신화는 역사를 따라 내려오며 변용되기 때문에, 그 변용된 부분을 해석하기 위해 문화라는 열쇠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하여 저자가 새로이 풀어낸 천지왕 신화에서는 가족관계, 죽음과 매장, 정착과 이동 생활에 관련된 제주의 문화가 드러난다.
'신화 비밀 코드'는 이와 같은 식으로 신화 속에 숨겨진 비밀 코드를 추적한다. 씩씩한 자청비가 등장하는 세경 신화는 농경 사회의 질서를 상징하고, 거인 설문대 할망 신화는 제주 사람들을 위한 생존 지도로 재해석된다.
그리하여 제주 신화는 그저 흥미로운 텍스트가 아니라 제주의 생활 양식과 제주 사람들의 사고 방식에 단단히 결부되어 있는, 현재도 살아 숨쉬는 문화 요소임을 증명한다.
책의 목차를 △네 개의 눈동자―문화의 신(천지왕 신화) △사냥꾼의 운명―사냥의 신과 정착의 신(송당 신화와 궤눼기도 신화) △출산, 승리의 프레임―생명의 신(삼승할망 신화) △벤치마킹, 그리고 심사―인증의 신(초공 신화) △아들에게 상속할지니―상속의 신(이공 신화) 등의 순으로 꾸려졌다.
또 △남자를 고르는 기준―결혼의 신(삼공 신화) △의녀(醫女)의 넋을 달래며―치료의 신( 차사 신화) △새―전염병의 신(지장 신화) △농사직설의 노래―농사의 신(세경 신화) △칠당가람을 지어라―당우의 신(칠성 신화) △동자석(童子石)을 위하여―문전의 신(문전 신화) △무기여 안녕―무기의 신(영감 신화) △인정―공양의 신(멩감 신화) △찢어진 이야기 지도―창세의 신(설문대 신화) 등도 실려있다.
저자는 "태어나 지금까지 제주에서 살면서 보고, 듣고 체득한 제주문화에 대한 약간의 이해와 인지시학의 방법이 나를 신화 속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게 하였고, 그리고 신화가 숨겨놓은 제주의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있게 만들었다"면서 "그것이 ‘신화가 숨겨놓은 제주’라는 부제가 달린 '신화 비밀 코드'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제 신화 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제주신화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의 오름과 바닷가 돌 사이에, 지금까지 생경한 제주어와 상징으로 숨어 있던 신화가 상징의 옷을 벗으면서 차진 언어로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인데, 우리 청소년들도 이 책을 통해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않게 재미있는 제주신화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출신인 저자는 제주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학생문화원 교육연구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인지시학'(2005 대한민국학술원 선정 우수도서), '예술의 기호 기호의 예술'(2006 대한민국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도서), '문사철 지능논술Ⅰ, Ⅱ, Ⅲ' 등이 있다.
-「헤드라인 제주」, 원성심 기자, 2018.5.13.
링크 http://www.headlinejeju.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34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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