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저널] 이인호, <불가능을 검색한다>

이인호 시인 첫 시집 “불가능을 검색한다” 발간

 

등단 3년만에 나온 이인호 시인의 첫 시집. '불가능을 검색하다'

 

이인호 시인의 첫 시집 『불가능을 검색한다』가 23일 푸른사상 시선으로 발간되었다.

시인은 서울 가리봉동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아내의 고향인 울산 언양으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2015년 『주변인과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울산 언양이라는 타지에서 생활을 시작한 경험을 ‘낯선 도시에 발을 디딘 순간 오래된 병처럼 어깨가 결렸다. 디딘 발은 어쩐지 부자연스러워서 걸을 때면 가끔 미나리꽝에 빠졌다’고 표현했다. 이어 ‘어쩌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청거리며 조금씩 걸어갈밖에 터지는 일에 익숙하고, 비아냥에 익숙해져서 터벅터벅 걸어가다 보니 그래도 제법 발목이 굵어졌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그리고 ‘발목이 예쁜 신랑을 가지고 싶다던 당신이 아들들과 빗속에서 종종대는 모습이 훤하다. 부끄러워져서 어색하게 웃고 만다. 내 부끄러움도 함께 터벅터벅 걷는다.’며 일상의 행복감을 드러낸다.

 

맹문재(안양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작품에 등장하는 당신은 적당한 온도와 향기’를 가지고 있고, ‘이름이 불리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얼굴은 푸르게 빛나고, 함께 걷는 걸음만으로도 당신의 발목은 따스하다’고 적었다. 그리고 ‘ 당신은 모퉁이를 돌아야 삶이 이어진다고 인식할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당신의 형편이 평온하거나 여유로운 것’만은 아니고, ‘서랍 깊숙이 진통제를 넣어두고 복용할 정도’로 질병을 앓고 있고, ‘상가(喪家)에서 초상을 보며 허기를 잊을 정도’로 마음이 여렸다고 읽어냈다.

또한 ‘자신을 지킨다고 성 밖으로 내던진 무수한 화살과 창이 당신에게 꽂힌 적’도 있고, 심지어 ‘방아쇠를 당겨 당신을 쏘는 죄’도 저질렀지만 작품의 화자는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백무산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모순된 현실에 주어진 삶의 딜레마를 끝없이 변주해감으로써 현실을 새롭게 마주하고 또 극복해나갈 길’을 찾는다고 했다. 그의 시에는 ‘밤을 하얗게 밝히는 감상적인 그리움도, 초월적인 구원의 세계에 대한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며 ‘가까운 현실에 무지하면서 불가해한 세계에 빠지는 나태를 경계’한다고 밝혔다. ‘명멸하는 눈앞의 현상이 아니라, 삶이 지나가고 남긴 희미한 흔적들을 따듯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그가 ‘삶의 실체를 찾아가는 방식’이다고 했다. ‘자아의 확장이며, 타자와의 고통의 연대를 이어가는 시인의 몰입’은 대부분 실패하지만 그는 ‘어떤 목적을 향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실패를 향해서 나아갈 생각을 한다'고 보았다.

또한 백시인은 시의 여정 자체가 ‘길을 찾고 해답을 얻는 일’이 아니고, ‘걸어온 길보다 더 많은 미지의 길과 적극적인 실패’를 낳는다며, 시인은 그러한 ‘시의 숙명 속에 깊이 발을 들여’ 놓았고, ‘경이로운 실패를 축하한다'고 마무리했다.

 

 

-［울산저널］, 이동고 기자,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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