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김혜영,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김혜영,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국제신문, 2013.12.22
정신분석학에서 찾은 현대詩 독해법
문학평론가 김혜영 씨, 라캉 등 이론으로 해석 돕는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펴내

현대시는 읽기가 어렵다. 이른바 '모더니즘'계열의 현대시는 아무리 읽고 또 읽어봐도 혼란스럽기만 하고, 제대로 독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며 읽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라면 문학평론가인 김혜영 시인이 최근 펴낸 평론집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푸른사상 출간)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문학 계간지 '시와사상' 편집위원을 역임했고 영문학 박사로서 부산대에서 강의하고 있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시의 독해법을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학적 방법론에서 찾고 있다. 이를 통해 어렵기만 하던 현대시가 뜻밖에 쉽게 읽힐 수 있으며, 시 읽기의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의 전반적인 기조를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은 욕망과 그 너머 존재하는 어떤 것과 주변의 타자들에 대한 애증을 추적하는 것'에 두고 있다. 후기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적 주체들의 욕망과 억압된 무의식(제1부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한 개인이 타자에게 자행하는 폭력과 그 폭력에 노출된 자(제2부 폭력과 유머), 한국 문단에 자리한 여성 시인의 정신적 외상(제3부 트라우마와 여성시) 등을 짚어보고 있다.
저자가 정신분석학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은 박사논문을 쓰면서 만난 미국의 고백파 시인들 때문이라고 한다. 로버트 로월을 비롯한 그들은 대개 정신병을 앓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현대 시인들이 쏟아내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의 이면에서 얼룩진 욕망과 사나운 공격성을 찾아냈다. 첫 평론집 '메두사의 거울'을 낸 이후 8년 만에 출간하는 이 평론집에는 1980년대 대학가에 암울한 독재의 기운이 감돌 때에도 사회정치적 이슈보다 왜 살아가는지, 신은 존재하는지, 우주는 어떤 양상으로 존재하는지 등 본인과 인간, 우주의 근원적 고민에 천착했던 저자의 정신적 여정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붙들고 있는 시와 시학에 대한 연구 성과가 담겼다.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1부에서 저자는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의 잔혹한 힘에 매몰돼 허우적거리는 현대인의 의식과 그 가면 뒤에서 끝없이 탈주를 꿈꾸는 '욕동'들을 추적하고 있어 눈길이 간다. '무의식의 시학'이라고 불러도 좋을 현대시 독해법이다.
유희경 서효인 이하석 등 전국의 유명 시인 20여 명에 관한 글을 함께 싣고 있는 이 평론집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신진 김언 김경수 안효희 등 지역의 동료 선후배 시인들에 대한 시론을 '용감하게' 싣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시는 읽기가 어렵다. 이른바 '모더니즘'계열의 현대시는 아무리 읽고 또 읽어봐도 혼란스럽기만 하고, 제대로 독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며 읽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라면 문학평론가인 김혜영 시인이 최근 펴낸 평론집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푸른사상 출간)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문학 계간지 '시와사상' 편집위원을 역임했고 영문학 박사로서 부산대에서 강의하고 있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시의 독해법을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학적 방법론에서 찾고 있다. 이를 통해 어렵기만 하던 현대시가 뜻밖에 쉽게 읽힐 수 있으며, 시 읽기의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의 전반적인 기조를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은 욕망과 그 너머 존재하는 어떤 것과 주변의 타자들에 대한 애증을 추적하는 것'에 두고 있다. 후기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적 주체들의 욕망과 억압된 무의식(제1부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한 개인이 타자에게 자행하는 폭력과 그 폭력에 노출된 자(제2부 폭력과 유머), 한국 문단에 자리한 여성 시인의 정신적 외상(제3부 트라우마와 여성시) 등을 짚어보고 있다.
저자가 정신분석학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은 박사논문을 쓰면서 만난 미국의 고백파 시인들 때문이라고 한다. 로버트 로월을 비롯한 그들은 대개 정신병을 앓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현대 시인들이 쏟아내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의 이면에서 얼룩진 욕망과 사나운 공격성을 찾아냈다. 첫 평론집 '메두사의 거울'을 낸 이후 8년 만에 출간하는 이 평론집에는 1980년대 대학가에 암울한 독재의 기운이 감돌 때에도 사회정치적 이슈보다 왜 살아가는지, 신은 존재하는지, 우주는 어떤 양상으로 존재하는지 등 본인과 인간, 우주의 근원적 고민에 천착했던 저자의 정신적 여정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붙들고 있는 시와 시학에 대한 연구 성과가 담겼다.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1부에서 저자는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의 잔혹한 힘에 매몰돼 허우적거리는 현대인의 의식과 그 가면 뒤에서 끝없이 탈주를 꿈꾸는 '욕동'들을 추적하고 있어 눈길이 간다. '무의식의 시학'이라고 불러도 좋을 현대시 독해법이다.
유희경 서효인 이하석 등 전국의 유명 시인 20여 명에 관한 글을 함께 싣고 있는 이 평론집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신진 김언 김경수 안효희 등 지역의 동료 선후배 시인들에 대한 시론을 '용감하게' 싣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