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사상 미디어서평

[노년시대신문] <볼만한 책> 다시 보는 경성제국대학

푸른사상 2013. 10. 26. 10:03

 

 

이충우·최종고 , 『다시 보는 경성제국대학』,『노년시대신문』,2013.10.25
 

 

 

 

 

   경성제국대학(京城帝國大學, Keijo Imperial University)은 일제강점기인 1924년부터 해방을 맞은 1945년까지 한국의 서울에 존속한 일본제국대학이다. 이 대학은 일본인에 의해 세워지긴 하였지만 한국 현대학문의 초석을 놓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그 의의를 부정하려야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광복 후 일제 유산 극복이라는 민족주의 내지 애국주의의 분위기 속에서 경성제국대학에 대해서는 기억도 하지 않으려는 무관심으로 내려왔다. 그 공간과 건물, 도서관과 인적 유산을 물려받은 서울대학교도 새로운 대학의 출발만 생각하고, 경성제국대학의 역사는 의도적으로 기피해온 것이 현실이다.
흔히 경성제국대학을 일제가 남기고 간 학문의 잔재 정도로 간단히 단정해 버리기는 쉽지만 사실은 그와 다르다. 일제시대의 정치·사회·국제·문화·체육 등 소중한 사실이 다각도로 숨겨져 있는 곳이 경성제국대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당시의 대학생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슨 일을 했던가? 경성제국대생이 중심이 된 반제동맹(反帝同盟)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이 책은 경성제국대학의 모습, 특히 경성제대 졸업자들을 직접 면담하여 생생한 기록으로 남기는 유일한 책이다. 이들 면담자들은 이제는 거의 모두 고인이 되었지만, 이들이 서울대학교를 비롯하여 학계는 물론 각계에 선구적 지도자 역할을 했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공헌을 면밀히 추구하여 정리한 것도 하나의 업적이라 하겠다. 우리 손으로 세우려다 시대적 역부족으로 결국 일제가 설립하긴 했으되 이 나라 최초이자, 해방 전까지 하나밖에 없던 이 대학은 학문의 요람으로 숱한 지도급의 영재를 길러냈다.


 

 [392호] 2013년 10월 25일 (금)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