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외등을 단 건/ 섬 사내의/ 고집입니다// 놓친 생각/ 거두지 못해/ 밀고/ 당기는/ 애/ 월/ 포/ 구// 이 봄날/ 그대 오실까// 물빛 환한 밤입니다’(도대불 전문) 도대불은 옛 등대다.
홍성운 시인(54)이 최근 세 번째 시조집 ‘오래된 숯가마’(푸른사상 刊)를 세상에 내놨다. 제1부 ‘섬에 산다는 건 절반은 기다림이다’부터 제5부 ‘그 오랜 바닥의 시간’까지 모두 5부에 걸쳐 60여 편 작품이 엮였다.
홍 시인은 섬의 풍광과 역사, 섬사람들의 정한을 차분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형상화해 긴 울림을 자아낸다. 섬에서 더 큰 자유를 느끼듯이, 그의 시조는 제한된 형식에서 보다 웅숭깊은 시상을 그려내고 있다.
특유의 바람과 설렘이 유영하는 섬, 제주의 진면목이 읽힌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