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 <인물로 보는 한국 공연예술사 1>
분류-- 공연예술, 연극사, 한국근대연극사
인물로 보는 한국 공연예술사 1
유민영 지음|푸른사상 예술총서 34|160×232×30mm(하드커버)|496쪽
49,000원|ISBN 979-11-308-2232-7 94680(979-11-308-2231-0 세트) | 2025.4.15
■ 도서 소개
K-컬처의 기초, 한국 공연예술의 역사를 개척해온 사람들
연극평론가 유민영 교수(단국대학교 명예교수)의 『인물로 보는 한국 공연예술사』가 출간되었다. 3권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한국 공연예술의 역사를 개척해온 주요 인물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총망라했다. 1권에서는 판소리로부터 창극이 태어나고 신파극과 신극이 등장한 근대연극 변혁기에 활동했던 25명의 인물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 저자 소개
유민영
경기도 용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및 같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수학하였다. 연극평론가이며 문학박사. 한양대학교 국문학과 교수와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방송위원회 위원, 예술의전당 이사장,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장 및 석좌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단국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연극산고』(1978) 『한국현대희곡사』(1982) 『한국연극의 미학』(1982) 『전통극과 현대극』(1984) 『한국연극의 위상』(1991) 『한국근대연극사』(1996) 『한국근대극장변천사』(1998) 『20세기 후반의 연극문화』(2000) 『격동사회의 문화비평』(2000) 『문화공간 개혁과 예술발전』(2004) 『한국인물연극사』(전 2권, 2006) 『한국연극의 사적성찰과 지향』(2010) 『한국근대연극사 신론』(전 2권, 2011) 『인생과 연극의 흔적』(2012) 『한국연극의 아버지 동랑 유치진–유치진 평전』(2015) 『한국연극의 거인 이해랑』(2016) 『무대 위 세상 무대 밖 세상』(2016) 『예술경영으로 본 극장사론』(2017) 『풍성한 문화예술계의 명암』(2019) 『사의 찬미와 함께 난파하다–윤심덕과 김우진』(2021) 『21세기에 돌아보는 한국 연극운동사』(2022) 『북한 연극사』(2024) 등이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전통 극예술의 정립과 계승
판소리를 공연예술로 끌어올린 신재효
판소리 명창이자 근대 창극의 대부 이동백
예술경영의 귀재이자 전통연극 지킴이 박승필
판소리가 도달한 하나의 극점 김소희
여성국극의 알파요 오메가 임춘앵
여성국극의 영원한 스타 김진진
제2부 외국연극의 모방과 수용
한국 신파극의 창시자 임성구
척박한 개화기 대중문예의 선구자 이기세
근대문화의 방향타를 잡아준 항해사 윤백남
신극사상 최장수 배우 변기종
한국 근대극을 위한 도전과 좌절의 여정 현철
근대 연극운동의 불사조 박승희
박복했던 여명기의 스타 이월화
신파극에서 TV 드라마까지, 공연예술의 대모 복혜숙
신무용의 개척자 조택원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 사라진 여배우 석금성
시대를 잘못 만난 비운의 소프라노 윤심덕
연극에 죽고 연극에 살았던 의리의 연극인 지두한
제3부 대중 공연예술의 개화 (1)
대중가요의 선구적 작사가 왕평
동양극장을 세운 전설적인 신무용가 배구자
영화계의 위대한 개척자 나운규
최초의 전문 연출가 홍해성
북한 문화계의 지도자가 된 극작가 송영
눈물의 여왕 전옥
변사에서 만능 연극인으로 변신한 김춘광
■ 참고문헌
■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오늘날 연극이 바탕이 된 영화를 비롯하여 뮤지컬, TV 드라마, OTT 드라마 등이 한류의 중요한 축(軸)으로서 세계인들의 환호를 받고 있어 한국인이면 누구나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천수백 년 동안 험난한 사회에서 일생을 바쳐 이 땅에 연극을 일궈온 선구자들이 있어 우리가 문화적으로도 일등 국민임을 세계인들에게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선구자들을 심층적으로 탐구한 것이다.
인물 선정의 대전제는 천수백 년에 걸친 우리 연극사를 엮어온 대표적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연극이나 무용, 음악 등을 하는 예능인들은 광대라 하여 천민으로 푸대접을 받아왔다. 그런 속에서도 예능이 좋아서, 또는 숙명적으로 그런 것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천수백 년 동안 이 땅에 연극이라는 문화를 형성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초라하게 사라져갔다. 삼국시대부터 가면극이 있었고 고려시대에는 꼭두각시인형극도 있었지만 광대로서 제대로 이름을 남긴 인물은 조선 후기에 판소리를 창극의 차원에서 정립한 신재효(申在孝)가 처음이다. 그 이전에도 수많은 광대들이 명멸했지만 변변한 기록이 없어 천착(穿鑿)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이 책은 신재효로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타계한 연출가 안민수(安民洙)까지 한국 공연예술사의 흐름을 따라 그때그때 주요 역할을 한 인물들을 선정하여 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탐색해나갔다.
■ 출판사 리뷰
연극이 바탕으로 된 오늘날의 영화와 뮤지컬, 드라마 같은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며 나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우리 문화의 힘을 인정받게 되기까지 일생을 바쳐 공연예술 문화를 일궈온 선구자들이 있었다. 연극평론가인 유민영 교수는 이 책에서 신재효로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타계한 연출가 안민수까지, 한국 공연예술의 역사를 개척해온 주요 인물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탐색해나간다.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연극이나 무용, 음악 등을 하는 예능인들은 광대라 하여 천대받아왔고, 연극은 예술보다는 단순한 놀이로 취급되었다. 이 땅에 연극문화를 뿌리내리고 발전시키는 것을 숙명으로 삼은 이들이 있었으나, 개화기 이전까지는 특별한 인물이 부각되지 않았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 판소리를 창극의 차원에서 정립한 신재효가 처음으로 이름을 남긴 바 있다. 특히 비평이 시작되기 이전 시대에 활동했던 배우들의 기록이 거의 없었으나, 이 책의 필자가 1960년대 중반부터 변기종, 서월영, 복혜숙 등의 원로 연극인을 찾아다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연구하여 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배우 외에도 극작가, 연출가, 무대미술가, 제작사, 분장사, 연극학자 등 연극인뿐만 아니라 연극운동가, 영화인, 서양음악사, 신무용가, 번역자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조명했다. 북한연극사를 연구하며 얻은 북한 자료로 송영, 김선영, 박영호, 황철 등 월북 연극인들의 예술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주목할 점이다.
우리 공연예술사를 총망라한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총 3권으로 나누었다. 1권에서는 판소리로부터 창극이 태어나고, 신파극과 신극이 등장하던 근대연극 변혁기를 다루었다. 조선시대의 판소리 이론가 신재효부터 무성영화의 변사 출신인 김춘광까지 25명 인물을 집중해서 살핀다.
■ 책 속으로
판소리가 국민적인 예술로서 19세기 문화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데는 신재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예술사를 되돌아보더라도 상류층이 외면한 예술이 번창한 예는 찾기 어렵다. 소위 귀족층을 중심으로 하여 예술을 애호하고 후원을 받을 때 예술은 크게 발전했다. 신재효는 이미 그러한 예술 발전의 속성을 간파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까 신재효가 서민문화였던 판소리를 양반층으로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작품 개찬에서부터 원납전 제공에 이르기까지 소위 상류층을 향해 다가가려 노력한 것은 단순히 개인적 신분 상승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들을 판소리 관객, 더 나아가 후원층으로 삼기 위한 외연 확대 술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비록 서양 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지만 예술 발전 방안에 대해서 본능적 통찰력을 지녔던 것이 아닌가 싶다. (31쪽)
그는 단순히 희곡만 쓴 것이 아니라 무대에서 음악과 무용을 도입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연극의 통속화를 촉진시킨 부정적 요인도 되었지만 연극을 재미있고 아름다운 예술로 만들어보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선구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뮤지컬이 전 세계를 풍미하고 우리나라 무대에서도 기세를 올리고 있는 점에서 그가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았던 것 같다. 이러한 예견력(豫見力)과 조국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극단운동을 벌이면서 가산을 탕진하고 자신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바로 그 점에서 박승희는 연극예술진흥을 통해서 우리나라 근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대표적 선구자였다. (225쪽)
홍해성(洪海星, 1893~1957)이 크게 부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연극계에서조차 잊혀진 인물이 되어가고 있다. 그가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로 그는 한국 연극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전문 연출가였다. 두 번째로 소위 연출법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도입해서 연극무대에 활용한 사람이었다. 세 번째로 그는 1930년대 이후 본격 근대극을 뿌리내리게 하는 데 절대적 기여를 한 인물이었다. 네 번째, 아직 극예술이라고 이름 붙이기조차 어려울 만큼 저급한 신파를 바로 대중연극이 될 수 있도록 향상시킨 장본인이었다. 본격 근대극뿐만 아니라 신파극이 무대예술로서 틀을 갖추게끔 하는 데 있어서 홍해성의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이다. (395~3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