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좌섭·맹문재 대담집, <신동엽 깊이 읽기>
분류-- 작가론
신동엽 깊이 읽기
신좌섭·맹문재 지음|현대문학연구총서 60|153×224×15mm|256쪽
22,000원|ISBN 979-11-308-2201-3 93800 | 2024.12.24
■ 도서 소개
한국 시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신동엽 시인의 삶과 문학
한국 시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신동엽 시인의 삶과 문학을 살핀 『신동엽 깊이 읽기』(신좌섭·맹문재 지음)가 푸른사상의 현대문학연구총서 60으로 출간되었다. 현대사를 오롯이 겪어낸 시인의 외침과 진실을 담은 이 대담집은 신동엽 연구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 저자 소개
신좌섭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같은 대학원에서 의료역사학 석사를, 한양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교육공학 박사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갈등 화해와 집단 의사 결정을 촉진하는 국제 공인 퍼실리테이터 및 개발도상국의 인적 역량을 강화하는 개발 협력 전문가로 활동했다.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연수원 원장을 역임했다. 시집 『네 이름을 지운다』, 저서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을 위하여』, 번역서 『이타적 유전자』 『의학의 역사』 등이 있다. 2024년 3월 30일 타계했다.
맹문재
196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담집 『행복한 시인 읽기』 『순명의 시인들』, 시집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책이 무거운 이유』 『사과를 내밀다』 『기룬 어린 양들』 『사북 골목에서』, 시론 및 비평집으로 『한국 민중시 문학사』 『지식인 시의 대상애』 『시학의 변주』 『만인보의 시학』 『시와 정치』 『현대시의 가족애』, 공동번역서 『시론』 『크리스마스캐럴』 등이 있다. 안양대 국문과 교수이다.
■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생애
제2부 시 세계
제3부 장편서사시 「금강」 읽기
제4부 산문 세계
제5부 인병선 짚풀문화학자·시인
■ 신동엽 연보
■ 인병선 연보
■ 신좌섭 연보
■ 신좌섭 자료 1
■ 신좌섭 자료 2
■ 대담집을 묶고 나서
■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이 대담집은 『푸른사상』 2019년 봄호부터 2020년 가을호까지 ‘신동엽 시인 50주기 특별 대담’으로 다섯 차례 발표한 것을 정리해서 묶은 것이다. 대담집의 내용은 제1부 신동엽 시인의 생애, 제2부 시 세계, 제3부 장편서사시 「금강」 읽기, 제4부 산문 세계, 제5부 신동엽 시인의 아내이자 짚풀생활사박물관장인 인병선의 생애와 활동 등이다.
이 대담집은 이전에 나온 연구 논문이나 여타의 글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신동엽의 삶과 작품 세계를 전체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신좌섭은 신동엽의 아들로서 또 시인으로서 신동엽이 추구한 작품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신동엽의 시 세계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담집은 신동엽의 연구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중략)
신동엽 시인에 대한 자료 발굴과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 대담집이 그 중 한 가지로 신동엽의 삶과 시의 이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 출판사 리뷰
이 책은 한국 시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신동엽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대담집이다. 계간지 『푸른사상』 2019년 봄호부터 2020년 가을호까지 ‘신동엽 시인 50주기 특별 대담’으로 다섯 차례 발표한 글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신동엽 시인의 아들인 신좌섭과 맹문재 시인이 나눈 대담에는 신동엽이 추구한 작품의 본질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시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세밀하게 다루었고, 시인의 사진과 자료들도 풍성하게 실었다.
1부에는 신동엽 시인의 가족 관계 및 유년 시절부터 대학까지의 생활을 정리했다. 나아가 결혼과 가정생활, 직장과 문학 활동, 오페라와 가극 활동 등을 정리했다. 신좌섭의 제적 초본과 신동엽 아버지인 신연순의 친필 글씨, 신동엽의 어린 시절 사진 등을 공개했다. 2부에서는 신동엽의 대표작인 「껍데기는 가라」를 비롯해서 「종로5가」 「아니오」 등 시 작품을 정밀하게 읽었다. 3부에서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인 장편서사시 「금강」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시에 쓰인 시어, 창작 동기, 일화, 역사의식, 시문학사적 의의 등을 논했다. 4부에서는 신동엽 시인의 산문 세계를 조명했다. 5부에서는 시인의 아내이자 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인 인병선의 삶과 문학을 정리했다.
한국 현대사를 오롯이 겪어낸 시인의 외침과 진실이 오롯이 시에 녹아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이 보여준 언어들의 강렬함과 역사성에 대한 논의가 담긴 이 대담집은 신동엽 연구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오페레타 <석가탑>은 드라마센터에서 상연되었는데, 대본 신동엽, 작곡 백병동, 주최 명성여자중고등학교, 협연 공군교향악단, 연출 문오장, 지휘 임주택으로 되어 있습니다. 출연진은 모두 명성여고 학생들이고요.
아버님의 창작 폭은 서정시, 장시, 산문시, 서사시, 오페레타, 시극 등으로 넓었습니다. 1967년에 쓰신 라디오 방송 대본 <내 마음 끝까지>도 있지요. 좀 더 사셨으면 더 많은 실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아마도 아버님은 시와 노래, 춤이 어우러진 수십, 수백의 사람들이 출연하는 집체극을 하셨을 거예요. (57쪽)
어머니(인병선)의 회고에 의하면 1960년 4월 아버님은 거의 매일 흙투성이 구두와 양복을 걸친 채 흥분한 얼굴로 집에 들어섰습니다. 평범한, 거리의 민중이 역사의 중심에 들어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아리따운 얼굴들을 아사녀, 아사달로 인지하기 시작했겠지요. 어쩌면 인지했다기보다는 기획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의 필연성을 이야기하려면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는 거리의 평범한 사람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전통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으로부터 유래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73쪽)
「금강」이 전혀 난해하지 않은 평범한 시어들로 쓰인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버님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4·19 봉기에서 느낀 민중의 연상(聯想)”을 “어떻게 민중에게 되돌려 읽히게 하는가”를 고민한 끝에 “시종 생활어를 구사하면서 스토리를 교향시극(交響詩劇)처럼 엮어나갔다”고 회상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중에게 직접,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것이지요.
이 같은 지향성은 아버님이 문학을 시작한 본래의 동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1948년 그러니까 18세 무렵에 쓴 메모에 일제로부터 해방은 되었으나 굶주린 배를 끌어안고 휑한 눈으로 양지바른 담장 아래 꾸벅꾸벅 졸고 있는 무기력한 동네 사람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한탄을 표하면서, 이들을 일깨우기 위해 시와 음악, 회화, 무용이 어우러진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글이 나옵니다. 시를 쓰는 본연의 지향점이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등단작인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 외에 난해한 시가 거의 없는 것은 이 같은 지향성과 관련이 깊습니다. (107~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