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사상 미디어서평
사람·사물 이뤄낸 ‘아름다운 세상’ 꿈꾸다-강원도민일보('아내의수사법'-권혁소 시인)
푸른사상
2013. 4. 2. 11:12
평창출신 권혁소 여섯번째 시집 출간
“겨울을 살아 낸 나무들이/새순을 틔워내는 것을 보면서 아내는/나무들이/길을 잃지 않으려고/가지 끝마다/연둣빛 등불을 하나씩 단 것 같다고/아파트 베란다에서 말했다//가지 끝마다/연둣빛 알전구 하나씩을 매단/세상을 희망으로 부풀게 하는 전령들이/성장판이 자라는 고통을 딛고/한 해 한 눈금씩 제 키를 키운다//아내가 시를 낭송하고/나는 그것을 종이 위에 적는다/아내의 수사가 봄을 환히 밝힌다”(권혁소의 아내의 수사법)
평창 출신 권혁소(사진) 시인이 6번째 시집 ‘아내의 수사법’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아름다운 세상이란 사람과 사물이 어떻게 조화로워야 하는가를 말한다.
그것은 혜성처럼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의 힘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시집은 1부 ‘오늘, 아내 생각’, 2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3부 ‘자주 가는 술집’, 4부 ‘한계령 근처’, 5부 ‘시골 사는 법’ 등으로 구성됐다.
송경동 시인은 추천평을 통해 “권 시인의 시는 보기 드물게 용맹스럽고 듬직하고 굵으면서도 섬세한 신경을 가졌다”며 “어둠의 끝에서 다시 연둣빛 알전구같은 희망의 싹을 틔우며 한 뼘 한 뼘 성장판을 늘려온 뼈아픈 시대의 나이테가 아로 새겨져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1984년 시 전문 무크지 ‘시인’에 첫 작품을 발표했다. 시집으로 ‘수업시대’, ‘반성문’, ‘다리위에서 개천을 내려다 보다’ 등이 있다.
푸른사상. 120쪽. 8000원.
최경식 kyungsik@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