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1930년대 장편소설에 나타난 대중소설적 서사는 멜로드라마적 특성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중소설적 구성방식 외에도 현진건의 장편소설은 각 사건의 결합에서 주요정보를 후행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화려하고 정밀한 묘사를 사용하여 당대의 풍속과 인정을 극적으로 보여주기도 하였다.
1930년대는 식민지하에서 자본주의 생산체제가 전국적으로 도입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상업성을 목적으로 한 대중매체가 발달하였다. 여기에 식민주체인 일본의 강력한 파시즘적 통치체제 앞에서 작가들은 자신에게 가능한 문학 창작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신문연재 대중장편소설이다. 현진건 역시 『적도』와 『무영탑』이라는 대중적 성향의 장편소설로 1930년대 식민지 근대라는 현실에 대응하였던 것이다. 자본주의의 속물적 근성이 가져오는 인간성 파괴의 양상과 식민지 근대의 일상이 몰고 온 부정적 양상에 대한 강렬한 비판의식이 『적도』의 대중성의 기원이라면, 낭만적 사랑의 강렬한 체험과 죽음으로의 승화, 민족적 주체의식의 재정립이 ?무영탑?이라는 작품의 대중성을 구성하는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대중지향적인 장편소설은 통속적 차원에게 폐기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산출한 당대의 사회와 역사와 현실에 대응하는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생산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